본문 바로가기

등산 이야기

다시 시작한 등산 - 보문산 2023.09.03

반응형


2023.10.15 - [아웃도어 활동] - 식장산 - 만인산 능선 종주 실패기

 

식장산 - 만인산 능선 종주 실패기

지금으로부터 8년전인 2015년 당시 본인은 방구석 폐인이었다. 무엇을 해도 잘 풀리지 않고 자신감이라고는 없어진지오래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외부활동을 단절한채 방구석에서 무의미하게 밥

pcfx.tistory.com

2015년 식장산에서 시작하여 대전 둘레산길 능선을 이용해
만인산까지 가는 산길 종주를 시도했으나
준비미흡 및 체력부족 등으로 만인산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하고
아작난 하체 복원?을 위해
산을 잊고 살고 있었다.
 
그리고 방구석 폐인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이일 저일 가릴거 없이
사무직 노가다 가릴거 없이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을 해왔고
운좋게도 이런 내 행실을 좋게 봐주신 분이 계셔서
꾸준히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얻어 다니게 되었다.
 

나와 같은 방구석 폐인 친구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방에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일단 방에서 나와라
나와서 뭐든 시도해봐라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쳐라
'나는 잘될거야'

매일매일 좋은일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살다보면 어떻게 좋은 일만 있을까
힘든일 괴로운일 슬픈일 
아픈 상처가 가득가득 쌓이겠지

하지만 어떻게 맑은 날만 있겠는가
날씨가 항상 맑으면 가뭄이 오고 농작물이 마른다
때로는 비도 오고 바람도 불어야
대지는 더욱 튼튼해지고 식물들은 꽃을 피울 수 있다.

너희들이 겪을 아픈 상처와 시련들도 
너를 더 잘되게 만들어주는 자양분이 될것이다
두려워 말고 일단 방에서 나와라. 실패해도 좋으니 뭐든 시도해라. 그리고 항상 외쳐라
'나는 잘될거야'

 
그렇게 산을 잊고 살아온 지금은 2023년 9월
올해 추석연휴는 징검다리이긴 하나 매우 길다
휴일에 딱히 하는게 없으니
이번 연휴도 매우 따분하게 보내겠구나
 
문득 산이 생각났다
'만인산 가던 때가 추석 전이었으니 이때 쯤이었구나'
산을 잊고 살고 있었다고는 하나

만인산 종주 실패의 기억은
항상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추석연휴가 긴데 재도전 해볼까?'
다만 중도 포기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했기에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운다

주1회 등산으로 차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최종 재도전은 추석연휴 전후로


2023년 9월 3일(일) 보문산

GPS를 안켜고 가서 대략적인 등산로를 그려봄

산을 잊고 살았던 기간이 워낙 길었기에
재입문을 위한 워밍업 단계로는 보문산이 최적
가장 많이 이용했던
참좋은 아파트 진입로를 이용
보문산성까지 도달하고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길로 하산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2015년에도 오른적이 있는 부사동 참좋은 아파트 진입로

당시에는 없던 안내판이 생겼고
바닥에 짚신카펫(?)이 탐방로 초입부터 깔려있다.

바닥에 짚신카펫(?)덕에 잡초들의 저항 없이 탐방 가능했다


2015년에는 그냥 흙길이었는데
사람이 많이 오는 보문산이라 이런것도 해놓았구나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밟을 때마다 찍찍 소리가 나면서 물이 올라온다.

등산로 폐쇄 안내판이 곳곳에.  야생동물을 위한 것이겠지?

 

새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힐링이 된다
약수터

8년전의 나였으면 한모금 했겠지만

8년후의 나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약수터를 보고도 생각이 많아진다.

'먹고 탈나는거 아닐까?'

들고온 500ml 물병을 열고 한모금 마신후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짚신카펫이 없어지니 잡초들이 등산로를 점거해버렸다.
중간에 나온 보문산 순환숲길

차를 이용해서 보문산 전망대까지 올라온후 순환숲길을 이용하면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산을 즐길 수 있을거 같다.

갈림길인데 왼쪽은 막다른 길이다. 오른쪽으로 가세요

중간에 나온 갈림길인데 무의식적으로 왼쪽길로 올라갔다.

그런데 길과 나무에 이끼가 많이 끼어 있어서
인적이 많지 않은 길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다다른곳이 막다른 길이라 다시 갈림 시작점으로 돌아와야 했다.

 

명수천 약수터

옆에 안내판에 부적합이라고 음용을 중지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가져온 물병에서 한모금 하고 약수터를 지나친다.

능선에 도달하니 확트인 하늘이 보인다

 

보문산성 도착

산성 내부 바닥이 일부 파손되어서 진입 금지 노란줄이 쳐져있다
이용인원이 워낙 많은 곳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일까

식장산 방면 뷰
야구장 방향 뷰

보문산성에서 보이는 대전 시내 풍경은 언제봐도 시원하다.

시루봉이 더 높지만 계단이 너무 많고 뷰도 별로라서 비선호함

 

 

 

하산은 마애여래좌상 방면으로 향한다.

능선에서 마애여래좌상 방면 하산시 초입은 나무계단
풀과 나뭇가지들이 등산로를 침범하여 발디딜 틈이 없다

등산시 올라왔던 길은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여기 등산로 맞나 싶을 정도로 수풀들이 등산로를 뒤덮었다.

조금 쎄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계속 내려갔는데...

약수터는 폐쇄
문제의 그곳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는데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고목에 구멍이 크게 나있어서
특이하네 싶어 사진을 찍고 나무 옆을 지나가려는데
그 구멍 속에서 말벌들이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이륙하듯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출동?하는게 보였다.
나무 근처로 접근한 나를 침입자로 인식한거 같다.
 
벌떼를 바로옆에서 보는 처음겪는 상황에 몸이 굳어버렸다
'어 큰일났다. 어떡하지?'
순간 번쩍 든 생각이
벌은 가만히 있으면 쏘지 않는다 라는게 생각나서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있었는데
이내 오른쪽 팔 알통쪽에 주사바늘같이 아프게 찌르는 느낌을 받는다.
"앗 따거!"
한방 쏘인거 같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다고 한거 같은데 왜지?'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찰나
가만히 있다간 연타석 침을 맞을거 같아서 후다닥 뛰어서 자리를 이탈한다.

 

벌의 징표

 
출동한 벌은 세마리인데 한방만 쏘인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되나
하산길 초입부터 수풀들이 무성해서 느낌이 쎄하더니

나중에 찾아보니 산행중 벌을 마주쳤을땐
벌보다 빠른속도로 그 장소를 이탈하라고 되어 있더라.
나는 정반대로 가만히 있다가 한방 맞은셈
이래서 백문이 불여일견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안다
이런 말이 있는건가
뭐든지 겪어보고 몸으로 느껴봐야 체감하나보다
벌에 한번 쏘이고 나서 옛 선조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깨닫는구나

마애여래좌상


벌에 쏘인 통증때문에 마애여래좌상 이후로는 빠른 하산에 집중
부사동 네거리로 내려와서 영업중인 약국을 찾아 벌에 쏘였다고 하니 바르는 연고를 하나 주신다.
벌에 쏘인 부분 전체에 찌릿찌릿한 통증은 이틀정도 지나니까 이내 수그러졌다.
 
체력 테스트 차원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했던 보문산행이었으나
 전혀 힘들지 않고 무난했다.

벌에 쏘인것만 제외하면...


이정도면 다음 산행에선 거리를 조금 늘려도 괜찮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다른 장비보다 가장 중요한 등산화부터 구입을 위해 검색을 시작했다.
 

2023.10.09 - [내돈내산] - 트렉스타 블레이드 트래킹화 한달 사용기

 

트렉스타 블레이드 트래킹화 한달 사용기

운동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최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등산을 시작했다. 가볍게 동네 뒷산부터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차츰 등산 거리를 늘리려고 하다보니 발생한 문제점이

pcfx.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