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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이야기

해철이산,명막산,조중봉,안평산,극남점[대전시경계길]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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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먼저 올립니다. 내용은 바로 추가하겠습니다.
아직 내용 추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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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식장산 만인산 능선종주 이후
등산의 재미와 자신감이 극에 달한 상황
다음엔 어느 산길을 가볼까 하다가
저번 산행에서 봤던
'대전시경계길걷기'
가 떠올랐다.
구글 검색을 해보니 이미 2000년 초반부터
대전시 경계길 걷기를 하신 분들이 있었다
대전시 경계길 걷기란
말 그대로 대전광역시의 시 경계 구분 라인을 따라 걷는 것인데
여기서 한번 놀랐다
대전시 경계 라인이 전부 등산로란 말인가?
몰랐던 무언가를 깨우친거 같은 이름모를 짜릿함마저 감돌았다

대전의 극동점부터 대전경계를 따라 한바퀴를 돌아서 최종 목적지는 극북점이 되는 대전시경계길

거대한 목표가 생긴거 같았다.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에서만 살아왔던 나
토종 대전사람으로 대전시 경계 한바퀴 정도는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이번 산행 루트는
안영ic근처부터 대전시 극남점까지 가는걸로 정했다
 

버스를 타고 한빛고등학교 앞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버스 차고지를 지나 조금 오르다보다면 산길이 나온다

장태산에서 본것같은 나무들이 많다

분기점.
여기부터 대전 둘레산길 10구간과 중복되는 구간이다

대전 둘레산길 10구간 방향으로 진입한다

이어지는 오르막길
洗心峰선심봉

한빛고등학교 뒷산 정상인거 같은데
선심봉이라는 이름표가 붙어있다

곳곳에서 보이는 안평지맥 안내판
둘레산길 2구간에서 만인지맥 안내판을 봤던거 같은데
나름 알려진 등산코스인가보다

해철이산 정상 (오전 9시 42분)

해철이산 정상

대전 둘레산길 10구간 갈림길

대전 둘레산길 12구간 갈림길 (오전 9시 47분)

사진에 리본이 많은쪽이 대전 둘레산길 10구간 방향이다

외로이 시경계길을 표시하고 있는 빨간리본

곧 철책옆길 진입

분기점부터 머지않아 철책길을 따라 걷게 된다
사진촬영금지 안내판이 많아서 찍지는 않았지만
급경사 오르막 내리막이 꽤나 많았다
그중엔 도저히 네발로 오르지 않으면 불가능해보이는 급경사도 있었다
난간이나 손잡이도 없어서 철책을 손잡이 대용으로 써야할정도
그래도 철책옆으로 정비가 잘되어 있어서 풀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던가 하는건 없었다

철책이 끝나는 지점 이정표

지루했던 철책을 지나 이제부터 산길다운 길이 이어진다

봉우리

안평지맥 힘내라는 안내판이 있다

벤치가 보여서 잠깐 쉴까 고민하다가 그냥 스킵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안내도

여기쯤부터였을까
대전 둘레산길 2구간 시작점에서 들었었던
예초기 돌리는 소리
부다다다다ㅏ닥
하는 소리가 저멀리서 들려왔다
'추석도 다 지났는데 아직도 벌초를 하나?'
그게 아니었다

여기에서 잠시 쉬고 가야겠다 싶어 벤치에 앉았는데 우지직!

벤치 좌판이 주저앉아 버렸다
앉기전에도 약간 불안해보이긴 했는데
그래서 쉬지않고 발길을 옮긴다

첫 전파탑인데 내려가는 계단이 부서진 수준을 넘어 붕괴되어있다

독짐재
파손된 독짐재 이정표

여기서부터 나무들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하지만 산행때는 극남점까지 시간이 얼마 걸릴지 몰랐기에
풍경 감상보다는 빨리빨리 발걸음을 옮겨야 했기에 나무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걸 눈치채지 못했다

둔하게도 여기쯤 와서야 뭔가 산길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닥에 낙엽은 없이 흙만 존재. 위 사진의 풀들만 파란빛을 뿜고 있었다
뭔가 내가 평소에 걸었던 산길이 아닌거 같았달까

조중봉

조중봉 정상

내가 둔하긴 둔하구나
여기까지 와서야
'아 산불 났었구나!'
하고 알아챘다

초토화된 조중봉

나중에 찾아보니
23년 4월경 이 근방에 큰 산불이 났었다.

자연발화된건 아닐테고
또 사람의 짓이겠지
같은 사람이지만 혐오스러워지는구나
미안하다 나무야 풀들아 자연아
대신해서 사과한다

이정표 벤치 모두 초토화 되어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한숨만 나왔다
안그래도 등산중 담배피는 사람이나
벤치 옆으로 가득쌓인 담배꽁초들을 많이 봐왔다
산에까지 와서 담배피는 것들은 그냥 산에 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도 갈림길

 

여기서 길을 못찾고 여긴가 저긴가 헤매고 있는데
아까전부터 들렸던
예초기 돌리는 소린줄 알았던 소리
부다다다다ㅏ다닫ㄷ
그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코앞까지 다가왔다
이름모를 소리에 공포감까지 밀려 들어왔다.
당황하며 서있던 내 앞으로 그 소리를 몰고 나온것들은 다름아닌 오토바이
저 산길 속에서 튀어나온 오토바이들이었다

산악오토바이 한무리가 지나가고

...
오늘 참 이상한 경험 많이 하는구나
어안이 벙벙했다
조중봉 정상에 산불 흔적을 보며 한번
굉음과 함께 산속에서 튀어나온 오토바이 무리를 보며 한번

그동안 의문이었던 점들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
왜 보문산 둘레산길에 산악자전거 오토바이 진입자제 현수막이 걸려있었는지
왜 등산로 오르막 내리막길이 유독 좁고 깊게 파여 있었는지
왜 산행 할때마다 예초기 돌리는 소리가 들렸었는지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오토바이들이 내려왔던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역시 맞았다
좁고 깊게 파여있는 등산로들
나는 그저 빗물에 의해 흙이 쓸려 내려간것일거라고만 생각했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 때문이었던 것이다

나는 산새소리와 바람소리 나뭇잎 흩날리는 소리 발밑에서 바스락 거리는 낙엽소리
산행중 일어나는 이 모든 것들을 좋아하는데
산불과 오토바이들 덕에 처음으로 산행이 무의하게 느껴졌다
내가 다녀간 흔적없이 조용히 산을 다녀온다한들 무슨 소용인가
다른 불한당같은 놈들이 불을 지르고 산길을 엉망을 만들어 놓을텐데
인간이라는 존재가 혐오스러워진다
...

일단 시작한 산행이니 끝은 봐야지
검게 타버린 나무를 볼수록 가슴이 아프다

검게 타버린 나무와 깊게 파인 등산로
그 두가지 모두 원인은 인간
나도 인간이지만 인간혐오에 걸릴거 같다

제법 왔는데도 산불의 흔적은 아직도 남아있다

안평산 정상 근처까지도 화마의 흔적은 남아있다

안평산 정상

안평산 정상까지도 화마의 흔적은 남아있다
서서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발을 옮긴다

제법 걸어왔다 싶은데도 아직도 남아있는 산불의 흔적

질울재

질울재에 들어서니 나무가 다 베어진 민둥산이 보인다
아마 타버린 나무를 잘라버린거 아닐까

질울재 안내판
뿌리째 넘어진 나무

질울재를 조금 벗어나니 큰 나무가 뿌리째 넘어져 있다
이건 인간의 흔적일까 자연의 흔적일까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
뭔가 이상하면 전부 사람짓같아 보인다

떡갈봉 정상

금산둘레산길이라는 길이 있나보다
근데 검색해도 홍보페이지 같은건 나오지 않는다
대전 둘레산길도 홍보페이지에 아직도 7구간 바뀐 루트가 아닌 예전 철책길루트로 표시되어 있기도 하고
이런거 홍보좀 제대로 했으면

저멀리 금산쪽 산을 깎아내고 있다
이것도 인간의 짓이네
자연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존재는 질병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사방향 비탈길에 그물망이 설치되어있다
사진속 나무에 아직도 보이는 산불의 흔적
마근대미재

이윽고 도착한 곳의 지명은 마근대미재

진산성지순례길과 겹치는 구간이다

진산성지 순례길 방향 나무데크 계단길
마근대미재 등산로 안내판
마근대미재에서 극남점 방향 오르막 돌계단길

진산성지순례길과 겹치는 구간이라 안내판에 극남점이 없지만 진산성지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이제부터의 길에는 화마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위에 얼핏 보이는 전망대

봉우리가 있는 오르막길이 있는데 봉우리를 가로질러가지 않고 봉우리 옆을 돌아가는 길이 있다

체력이 제법 소진되어 비겁하지만 봉우리를 스킵

극남점이 코앞이다
마침내 도착한 극남점

 

극남점 안내판
해는 슬슬 노을지고
산에 있으면 해가 빨리 져버리니 서둘러 발길을 재촉한다
하산 갈림길

조금 더 가보고 싶었지만 이미 긴 산행으로 체력 소진된 상태에다가 해도 뉘엇뉘엇 져가고
다음 하산길이 언제나올지 모르기에 아쉽지만 이번 산행은 여기서 마치고 하산하기로

그런데 하산길이 만만치않다

안내판에도 하산길이 있다고 한거 같은데 내려가면서 든 생각은
'여기 등산로 맞나?'

사람 발길이 드문곳이라 그런지 낙엽도 가득하고 이정표도 없어서 내가 제대로 내려가고 있는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나무에 핑크색 이정표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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